티스토리 툴바


지난 시즌 충격의 리그 10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차붐 수원은 올 시즌 명예 회복에 나섰다. 시즌 첫 경기인 감바 오사카와의 ACL 1차전을 득점 없이 비기고, 전북에게 참패 할 때만해도 작년의 그 무기력한 수원과 별반 다를바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부산을 잡으면서 뭔가 작년과 달라진 듯한 모습을 보였던 수원이 이번 리그 5라운드에서 경남에게 일격을 당했다. 패배하자 마자 그랑블루 게시판은 또 다시 차붐논쟁으로 뜨겁다. 매번 반복 되는 패턴이 이젠 지겨울 때도 됐을 텐데 저들은 뒤 돌아서면 잊어버리나보다.

                       <팬들에 의해 호불호가 이 처럼 극명하게 갈리는 감독도 드물 것이다.>




야구에 롯데 자이언츠가 있다면 축구에는 수원 블루윙스가 있다고 할 만큼 리그에서 절대적인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고 팬층의 두께는 리그내 타팀이 감히 넘보지 못할 만큼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수원은 아이러니하게도 롯데가 그러하듯 축구판에서 가장 극성스럽기로 소문이 났다. (물론 불미스러운 사고도 많이 친 부끄러운 역사도 있다.)


                                      <2008년 챔피언 결정전 당시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의 응원모습>


게다가 수원은 그 짧다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리그팀들 가운데 각종 대회에 참가해서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따온 구단이다. 수원이 리그에 참가한 14 시즌 동안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시즌은 초창기 96, 97 시즌 이후 단 3 시즌 밖에 되지 않는다. (심지어 팀 사상 최악의 시즌이라 평가 받는 작년 시즌 같은 경우에도 FA컵은 따 왔다.) 이 팀이 이런 추세로 4~5년 정도 더 꾸준히 성적을 올리는 팀이 되면 그때는 신흥강호라는 딱지를 떼고 리그 최고의 명문팀이라 불리워도 아무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 (성급한 일부 팬들은 벌써 수원에 명문 칭호를 붙인다.)




팬 많겠다 성적 꾸준히 올리겠다 수원이 리그에 파급하는 효과는 실로 대단하다. 무관중 징계를 받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관중 동원에 애를 먹는 일부 구단들도 수원을 불러들여 경기를 하면 관중 증가폭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 다른팀의 승패보다 수원의 승패는 리그 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다른 팀에 있는 선수들 보다 수원에 소속된 선수들은 더 리그팬들에게 어필하기 쉽고 노출도 자주 된다.




그러한 팀이기에 이 팀의 감독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이 팀은 리그에서 패배를 용납 할 수 없는 팀이 되어버렸다. 승리는 당연한 것이요 무승부만 해도 불만어린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판국에 지기까지 하면 그 팀의 감독은 극성스럽기로 소문난 수원 팬들에게 정말 한소리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차범근 감독은 참 오래도 이런 힘든 자리를 지켜오고 있었다. 그가 수원 감독으로 부임하고 들어올리지 못한 우승컵은 이제 ACL 우승컵만 남았다. (세계 클럽 월드컵 같은 경우는 아직 우리 리그 수준이 우승팀을 배출할 만큼 높은 수준이 아니기에 요원하기만 하다.) 리그 감독으로써 리그, 리그컵, FA컵, ACL을 모두 들어올린 이른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감독은 26년 리그 역사상 김호, 파리아스 둘 뿐이다. (차붐은 2004년 부임이후 리그 2회, 리그컵 2회, FA컵 1회 우승을 수원에 선물했다.)



현 리그 감독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감독이다. 그런 그도 경기에 패하면 어김없이 질타가 날라들어온다. 리그내 다른 팀들이 보면 배가 불렀다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리그를 선도하는 팀을 이끄는 수장은 원래 이렇게 고독한 법이다.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젠 지겨울 법한 그랑블루 게시판의 차붐 논쟁도 언뜻 이해가 간다. 자기팀을 가진 축구팬들은 자부심 없이 축구를 보지 않지만 특히나 수원팬들은 그 정도가 심하다. 그런 큰 자부심을 가슴에 지닌 팬들이기에 6년 쨰 지속되고 있는 지겨운 차붐 논쟁도 아니 새 감독이 오더라도 이러한 논쟁은 끊임 없이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수원의 감독직을 수행하는 이가 짊어져야할 무게다.
Posted by 말수사
이전버튼 1 2 3 4 5 ... 9 이전버튼